[강연회] 인문교양강좌 美 〈노년의 美: 시간의 물결에서 발견하는 美〉
 
 
 
4987까페혜화 교차로 | 구하 박정주 칼럼
 
 
  칼럼 리스트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1]2013.04.09조회수 3754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
 
 
바람아 멈추어다오 2013.03.19조회수 3146

“반드시 있어야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스스로 즐겨 마지않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山居 중이던 한 친구가 전한 짧은 소식이다. G.들뢰즈의 명제가 생각난다. “타자는 나의 미래다.”

나는 반드시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한 가정 한 직장에서 20여 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266]2012.11.20조회수 2825
저기, 또 저기, 섬광처럼 어떤 얼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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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을 보고서야 미옥은 진남조선소에 다닐 당시 아버지가 얼마나 젊었는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도 이제 우리 나이는 돌아가실 무렵 미옥의 아버지보다 더 많아졌다. 그런데 왜 인생은 이다지도 짧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건 모두에게 인생은 한 번뿐이기 때문이겠지. 처...
 
 
1917 2012.11.13조회수 1958
내게 올 가을 단풍은 학교 담장을 두른 나무나 가로수들이 전부다. 그마저 차가운 가을비와 바람에 이끌려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해 가을과 올 가을 사이에 내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가을이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아 그때 그 자리로 되돌아 왔을 뿐, 먼지처럼 사소한 일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을 것이다. 단지 나는...
 
 
안동 가는 길 2012.06.26조회수 2709
아래 글은 퇴직후 혼자 안동 고향집으로 내려가 쉬고 있는 친구 집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고 쓴 답사기 중 앞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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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토요일. 날은 맑았다. 길은 흐릴 것이다. 우리는 주말정체가 예상되는 중부고속도로를 버리고 춘천을 향해 동진했다. 어차피 안동은 서울 동쪽이다. 안동은 위도 ...
 
 
내가 쓰는 신파 2011.08.24조회수 1943
건강한 슬픔


강연호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라는 안부를 건넬 틈도 없이
그녀는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침묵했다
한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
 
 
<나가수> 유감 2011.08.02조회수 2154
나는 9시 뉴스를 빼놓고는 집에서 TV를 보는 일이 거의 없다. 다른 이유는 없다. 집안 대소사를 전횡하는 마눌이 TV기피증이라는 희한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편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는 내 유일한 걸작 - 막내가 고3이란 이유를 들이대면 나로선 꼬랑지를 말 수밖에 없다. 땅이 알고 하늘이 알다...
 
 
고갱, 죽음의 정령이 지켜보다 2011.07.30조회수 2013
오늘 선생들과 교무실 탁자에서 점심을 먹다가 그릇 받침용으로 깔아 놓았던 날짜 지난 신문에 눈이 갔다. 지면엔 폴 고갱의 그림 ‘죽음의 정령이 지켜보다’(Mana'o tupapa'u)와 한 미술교육학자의 글이 실려 있었다. 아파서 누워 있는 타이티의 어린 아내 옆에 검은 옷의 정령이 섬뜩하게 서 있는 그림인데, 이를 두고 지상낙...
 
 
산문 같은 소설 읽기 2011.07.04조회수 1868
얼마 전에 고종석의 장편소설 <독고준>을 읽었다. 본래 독고준이란 인물은 최인훈의 연작 장편소설 <회색인>과 <서유기>의 주인공이다. 고종석은 소설 첫 장의 자서自序에 “<회색인>과 <서유기>를 젊은 시절 읽었을 때, 나는 독고준의 미래가 궁금했다. 이 소설은 독고준이 살 수도 있었을 한 삶의 스케치다.”라고 쓰고 있다. ...
 
 
임앓이 [1]2011.05.16조회수 2301
임앓이....상사병 얘기가 아니다. <나는 가수다>, 그 중에서도 가수 임재범에 꽂혀버린 A씨(여,40대 후반) 얘기다. 꽂혀도 보통 꽂힌 게 아니다. 아예 푹 젖어있다. 사람을 향한 열병으로는 철없는 시절에 겪었던 박앓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A씨의 가슴앓이 원조 격인 박씨 쪽에서 ‘이(소라)앓이’로 맞불을 놓았지만 콧방...
 
 
영혼 도둑 [1]2011.04.30조회수 1821
어느 글에선가,“가르치는 일은 그들의 영혼을 훔쳐보는 일”이라고 했다. 한갓 문학적 수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학교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겐 고개가 끄떡여지는 말이다. 가르침이란 아이들의 생각 읽기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의 속내는 살짝만 잡아당겨도 속살을 드러내는 연한 홍시 같다. 태도나 행동, 심지어 억양...
 
 
진수에게 [23]2011.04.23조회수 2025
얼마 전, 주로 학교도서관에 배포되는 어느 독서신문사로 부터 글 부탁을 받았다(세상에 이런 일이?). 가정 문제든 친구문제든 어려움과 혼란의 시기를 겪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책 이야기를 쉽게 읽히는 편지 형식으로 써달라는 것이었다. 아래 글은 그래서 쓴 것이다. 편지의 수신자는 늘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우리 반 아이다...
 
 
달 위를 걷다가 문득 2010.12.05조회수 2554
초승달이 딸린 방

장석남

벗은 발, 오랫동안
벗었던 맨발을 말갛게 씻고
넋놓고 바라보고 있으면
내 몸 어딘가에서 초승달이 떠오르곤 하였습니다
나는 지나가는 노래를 불러
그걸 타고 초승달에 가보곤 하였습니다
...
 
 
얼룩진, 그러나 가장 순결한 [2]2010.11.11조회수 2436
우리 반 민우는 열네 살이다. 열네 살짜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셔츠 겉주머니에 담배 몇 개비를 넣고 다니다가 걸린 적은 있다. 아프다는 핑계로 조퇴한 후 낙산 공원을 배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선생 어려워할 줄 아는, 질풍노도의 거칠고 투박한 시간으로 이제 막 진입하기 시작한 그 또래들의 평균치다.

...
 
 
목멱조돈(木覓朝暾) 2010.09.28조회수 3082
<목멱조돈木覓朝暾>, 1741년, 비단에 채색, 29.2 x 23.0㎝, 간송미술관


<목멱조돈>은 겸재 정선이 현령으로 재직하던 양천현(지금의 가양동)에서 바라본 남산(목멱산)의 해돋이(朝暾) 모습이다. 양천에선 남산이 정동(正東)이다. 겸재는 인왕산 밑, 지금의 청운동 근방에 살았다. 그곳에서 바라보면 아침 해가 낙산(동숭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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